이전 글에서 전기추력기의 높은 비추력에 대해 알아보았다.
2022.07.24 - [전기추력기] - 1. 전기추력기의 장점: 높은 비추력
전기추력기의 비추력은 일반적으로 화학추력기의 배 이상 높아 연료중량을 크게 줄일 수 있다. 이러한 장점 덕에 전기추력기의 수요는 빠르게 증가하고 있지만, 전기추력기가 화학추력기를 대체할 수 없는 영역이 존재한다.
이번 글에서는 오늘의 질문 "전기추력기는 우주에서만 사용 가능한가?"에 답하고 전기추력기의 역할과 전망에 대해 소개한다.
2. 전기추력기는 우주에서만 사용 가능한가?
연료와 산화제(or 촉매)를 공급해 점화만 시켜주면 추력을 얻을 수 있는 화학추력기와 달리, 전기추력기는 고속의 이온을 분출하기 위해 전력을 지속적으로 공급해야 한다. 자, 그렇다면 추력 $T$를 얻기 위해 얼마만큼의 전력이 필요할까?
질량 $M$, 속도 $v$인 입자의 운동량은 $Mv$, 운동에너지는 $Mv^2/2$이다. 초당 $N$개의 이온을 분출하는 상황에서 모든 이온의 속도가 같다고 가정하면 이온의 운동량과 운동에너지는 각각 $NMv,\,NMv^2/2$가 된다. 여기서 추력은 "뉴턴 제3법칙. 작용-반작용"에 따라 이온의 분출 반대방향으로 발생하며 관계식은 아래와 같다. (이온 속도가 추력기 축과 평행하다 가정, i.e. $cos(\theta)=1$)
$$T=NMv$$
그럼 전력은 얼마만큼 필요할까? Electrostatic 방식의 전기추력기는 전위차를 활용해 이온을 가속시키는데, 가속을 시키기에 앞서 이온을 생성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온은 가스 상태로 공급된 중성입자에서 전자를 떼어냄에 따라 발생하는데, 중성입자에서 전자를 떼어내는 데 필요한 에너지를 "이온화 에너지"라 부른다.
따라서 이온화 에너지를 $W_{ionization}$이라 할 때, 에너지 손실이 전혀 없는 이상적인 상황에서 추력 $NMv$를 발생시키기 위해 필요한 전력 $P_{ideal}$은 아래와 같다.
$$P_{ideal}=N(W_{ionization}+Mv^2/2)$$
이제 전기추력기의 연료로 가장 많이 쓰이는 제논(Xe, 원자번호 54번, 131.293u)을 쓰는 상황에서 아래 성능을 내기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을 계산해보자. (에너지 손실이 없는 이상적인 상황임을 유념하길.)
Ex) 추력 1 N, 비추력 $I_{sp}$ = 1,600 s, 이온화율 80%
중성연료의 속도는 가속된 이온에 비하면 훨씬 작으므로 이온화되지 못한 연료가 추력에 기여하는 바는 무시해도 괜찮다. 따라서 이온화율이 80%라면 연료의 평균분출 속도는 0.8$v$라 볼 수 있다. 편의상 중력가속도를 10 m/s2이라 한다면 0.8$v$ = 16,000 m/s 이므로, $v$ = 20 km/s인 상황이다.
- 초당 이온분출 수 $N$ 추산
- $N=T/Mv$ 에 Xe의 질량(= 2.18×10-25 kg)을 대입하면, $N$ = 2.3×1020/s 가 도출된다.
- 이온의 이온화에너지 및 운동에너지
- Xe을 Xe+로 이온화하는데 필요한 에너지는 12.13 eV 이다.
- 20 km/s를 갖는 Xe 이온의 운동에너지는 272 eV 이다.
-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
- 20 km/s의 Xe+ 하나를 만들기 위해 필요한 에너지는 284 eV = 4.55×10-17 J 이다.
- 따라서 추력 1 N, 비추력 1,600 s를 달성하기 위해 필요한 최소한의 전력은 (2.3×1020/s)×(4.55×10-17 J) = 10.5 kW가 된다.
누리호 1단엔진은 진공추력 744,000 N, 진공비추력 298.6 s의 성능을 갖는다 [2]. 우리가 계산한 전기추력기가 누리호 1단엔진과 동일 추력을 내고자 한다면 얼마만큼의 전력이 필요할까? 이상적인 상황을 가정했음에도 7.8 GW의 전력이 필요하다. 부산 기장의 고리원전의 원자로 7기의 전체 발전량인 7 GW보다도 큰 전력량이니 (2022년 기준) [3],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소형 여객기로 흔히 쓰이는 Boeing 737에는 120,000 N의 추력을 갖는 엔진 2기가 장착된다 [4]. 비추력 1,600 s의 전기추력기로 이러한 추력을 발생시키려 한다면 1.26 GW가 필요하니 마찬가지로 불가능에 가깝다.
추력의 기대치를 조금 낮춰서 영화 아이언맨의 상황을 생각해보자. 소형 핵융합 발전로가 심장부에 장착된 아이언맨 수트를 입고 하늘을 날기 위해서는 얼마만큼의 발전량이 필요할까?
- 가정1: 사람과 아이언맨 수트 질량의 합은 100 kg
- 가정2: 가속도 5 m/s2 (3초만에 100 km/s에 이르는 F1 레이싱카의 가속도가 9 m/s2 수준이다.)
- 가정3: 공기저항 무시 (전투기 속도의 배 이상 빠른 상황이 아니라면 중력보다 훨씬 작다.)
$$a=T/m-9.8m/s^2$$
위의 식에 값을 대입해보면 10 m/s2의 가속도를 얻기위해 약 1980 N의 추력($T$)이 필요함을 알 수 있다. 즉, 위에서 계산한 조건을 대입하니 약 20.8* MW의 전력이 필요한 상황이다. 소형 핵융합로가 이만큼의 전력생산이 가능하다면 추력만 놓고 봤을 때 아이언맨 수트를 입고 하늘을 날 수 있겠다 싶다. 하지만 못해도 전력의 20%는 열로 수트에 흡수될텐데 작은 수트가 녹지않고 4 MW 수준의 발열량을 제어하며 사람이 화상입지 않도록 할 수 있을까? 열 문제가 해결된다 해도 1,600 s의 비추력으로 1,980 N의 추력을 내기 위해서는 초당 126 g의 연료가 필요한데, 1분에 7.6 kg의 연료를 소모하는 셈이다. 물론 가속이 끝난 뒤에는 필요한 추력이 작아지지만 1시간 비행에 사람 무게만큼의 연료가 필요할 것이므로 연료를 대기에서 조달해야만 한다.
앞선 계산을 통해 큰 추력을 요하는 지상 환경에서 전기추력기를 쓰기에는 엄청난 전력량이 요구되어 제한적이란 것을 확인했다. 전기추력기는 큰 추력이 필요하지 않은 환경에서 그 진가를 발휘할 수 있으며, 그 무대는 바로 우주이다.
다음 글에서는 전기추력기의 작동방식에 따라 분류해보고 조금 더 깊이 이해해보자.
*References
[2] [누리호] 7톤/75톤급 엔진의 스펙/성능 +.. : 네이버블로그 (naver.com)
[3] 고리원자력발전소 -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wikipedia.org)
[4] Boeing 737 Next Generation - Wikipedia
[5] Iron Man Flying, iron-man, superheroes, artist, artwork, digital-art, HD wallpaper | Peakpx
'전기추력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5. 전기추력기 지상시험시설의 조건: Large Electric potential boundary (0) | 2023.02.07 |
---|---|
4. 전기추력기 지상시험시설의 조건: 진공도 (0) | 2022.12.21 |
3. 전기추력기의 분류 (2) | 2022.10.09 |
1. 전기추력기의 장점: 높은 비추력 (0) | 2022.07.24 |
전기추력기 블로그를 시작하며, (3) | 2022.07.08 |
댓글